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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유게시판

무제...

2002.12.06 16:51

늘푸르네 조회 수:544 추천:19



어제는 연습에 가겠다는 일념으로 바이올린을 챙겨서 출근했습니다...
바이올린 가지러 가느라(신혼집에 있었거든요...) 지각까지 할뻔 했지만...
모두가 너무 보고 싶어서 꼭 연습에 가고 싶었기 때문에 개의치 않았습니다...

그런데, 오후에 전화가 한통 걸려왔습니다...
친구가 저세상으로 갔다는, 그래서 영안실로 오라는 전화였습니다...
건강하고 밝은 친구였는데, 집에 화재가 나서 변을 당했다고 하더군요...
외동딸인 그 애를 잃고, 그애 부모님은 넋이 나가서 앉아 계시더군요...
갑작스러운 일이라서, 영안실에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...
동기들마저 없다면, 텅 빈 영안실에서 그애가 너무 외로울 것 같아서...
밤 늦게까지 친구들과 그 자리를 지켰습니다...
연습에 가지 못해서 넷뮤즈 분들에게 미안했지만, 자리를 뜰 수가 없었습니다...

돌아오는 길...
사람 앞일은 정말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...
세상이 변해보인다고 할까요...
밤새 안녕했냐고 인사를 하는 이유가 다 있다는 생각도 했구요...
내 주변 사람들에게 정말 잘 해야지,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...
농담처럼 사람들은 "있을 때 잘 해..." 란 말을 하지만...
난 어제 그 말이 가슴에 사무쳤습니다...
정말, 사랑하는 사람들에게, 곁에 있을 때 많이 사랑을 주어야지, 결심했습니다...
또한, 살아있는 날들 동안, 정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행복하게 살아야지, 하고 다짐했습니다...

요즘 결혼 준비다, 아이들 졸업 준비다, 정말 정신없이 살면서,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는데...
저세상에 간 친구가, 내게 삶의 에너지를 주는군요...
다시 두 팔을 걷어붙이고, 씩씩하게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...

비가 오려는지 날씨가 흐리네요...
그 친구 생각에 우울한 마음에 몇자 적었습니다...

그럼 다음주에 만나요...
모두들 안녕히~~~

추신 : 정민 언니... 나, 아무래도 향상 연주회 때는 무대에 못설거 같아요...
첫 무대라서, 너무너무 함께 하고 싶었는데...
신혼여행 다녀온 다음날이라서, 시댁으로 인사를 하러 가야한대요...
남친이, 내년부터 더 열심히 연습하고, 연주회도 서라면서,  이번에는 굳이 만류를 하네요...
남친 만나는 4년동안, 내가 무얼 하겠다는 것에 한번도 만류를 한적이 없었고, 늘 적극 후원을 해주었는데...
처음으로 간곡하게 만류를 하는 남친에게, 도저히 안된다고 말을 못하겠어요...
이번 향상 연주회 때는 무대에 못서겠지만, 그래도 연습에는 갈거구요...
남친 말대로 내년부터는 더 열심히 연습해서, 연주회마다 꼭 설께요...
한번만 봐주세요~~~ 설마, 자르는건 아니죠? ^______^;;;
그럼 다음주에 봐요... 안녕~~~