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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유게시판

[re] 무제...

2002.12.07 10:40

고정민 조회 수:428 추천:13

세영아,
많이 놀랐지?
뜻밖의 친구의 죽음으로 인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을거라 생각한다.
결혼식이나 학교일로 힘들어 하는 너의 모습이 날 안타깝게 하더구나.
같이 할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지?
글구 세영아 결혼식 오브리에 우리 넷뮤즈 단원이 다 할건지
아니면 몇 명만 할건지 알려주고
또 축주곡 악보도 줘라.
그래야 미리 연습하지
즐건 주말 보내구...
>
>
>어제는 연습에 가겠다는 일념으로 바이올린을 챙겨서 출근했습니다...
>바이올린 가지러 가느라(신혼집에 있었거든요...) 지각까지 할뻔 했지만...
>모두가 너무 보고 싶어서 꼭 연습에 가고 싶었기 때문에 개의치 않았습니다...
>
>그런데, 오후에 전화가 한통 걸려왔습니다...
>친구가 저세상으로 갔다는, 그래서 영안실로 오라는 전화였습니다...
>건강하고 밝은 친구였는데, 집에 화재가 나서 변을 당했다고 하더군요...
>외동딸인 그 애를 잃고, 그애 부모님은 넋이 나가서 앉아 계시더군요...
>갑작스러운 일이라서, 영안실에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...
>동기들마저 없다면, 텅 빈 영안실에서 그애가 너무 외로울 것 같아서...
>밤 늦게까지 친구들과 그 자리를 지켰습니다...
>연습에 가지 못해서 넷뮤즈 분들에게 미안했지만, 자리를 뜰 수가 없었습니다...
>
>돌아오는 길...
>사람 앞일은 정말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...
>세상이 변해보인다고 할까요...
>밤새 안녕했냐고 인사를 하는 이유가 다 있다는 생각도 했구요...
>내 주변 사람들에게 정말 잘 해야지,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...
>농담처럼 사람들은 "있을 때 잘 해..." 란 말을 하지만...
>난 어제 그 말이 가슴에 사무쳤습니다...
>정말, 사랑하는 사람들에게, 곁에 있을 때 많이 사랑을 주어야지, 결심했습니다...
>또한, 살아있는 날들 동안, 정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행복하게 살아야지, 하고 다짐했습니다...
>
>요즘 결혼 준비다, 아이들 졸업 준비다, 정말 정신없이 살면서,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는데...
>저세상에 간 친구가, 내게 삶의 에너지를 주는군요...
>다시 두 팔을 걷어붙이고, 씩씩하게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...
>
>비가 오려는지 날씨가 흐리네요...
>그 친구 생각에 우울한 마음에 몇자 적었습니다...
>
>그럼 다음주에 만나요...
>모두들 안녕히~~~
>
>추신 : 정민 언니... 나, 아무래도 향상 연주회 때는 무대에 못설거 같아요...
>첫 무대라서, 너무너무 함께 하고 싶었는데...
>신혼여행 다녀온 다음날이라서, 시댁으로 인사를 하러 가야한대요...
>남친이, 내년부터 더 열심히 연습하고, 연주회도 서라면서,  이번에는 굳이 만류를 하네요...
>남친 만나는 4년동안, 내가 무얼 하겠다는 것에 한번도 만류를 한적이 없었고, 늘 적극 후원을 해주었는데...
>처음으로 간곡하게 만류를 하는 남친에게, 도저히 안된다고 말을 못하겠어요...
>이번 향상 연주회 때는 무대에 못서겠지만, 그래도 연습에는 갈거구요...
>남친 말대로 내년부터는 더 열심히 연습해서, 연주회마다 꼭 설께요...
>한번만 봐주세요~~~ 설마, 자르는건 아니죠? ^______^;;;
>그럼 다음주에 봐요... 안녕~~~
>
>